요즘 학부모로서 교육에 대해 관심이 많아 졌습니다.
제가 학교에 다니던 시절 얘기는 별 소용이 없는 얘기이고, 지나간 얘기라서
거두절미하겠습니다만, 아직도 바뀌지 않은 것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에 화가
솟구칩니다.
우리 애가 학교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것(실은 우리 애만 그런 것이 아니
라 특정 선생의 자질 부족으로 인한 전체 학급의 문제입니다. 좀 더 근본적으로
는 교원양성시스템, 또는 교육행정의 문제이기도 하겠지요)도 물론 화가 나는
일입니다만 그것은 개인적인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 캐나다에 와서 확연히 느껴지는 것이 있더군요.
우리나라가 그 동안 발전지상주의에 매달려 간과해 왔던 것,
바로 인간중심주의가 무너진 우리나라 교육이
여기 학교에 가 보고는 너무나 절실하게 와 닿더군요.
마치 흑과 백이 대비되듯이 뚜렷하게 말입니다.
밴쿠버의 초등학교에 가 보면 일단 한국과 같은 교무실이 없습니다.
그리고 교장실이 학교 건물 입구에 붙은 수위실 같습니다.
학교에서 제일 바쁜 사람도 교장(principal)입니다.
아침에 학교앞 교통정리 살피랴, 선생(teacher)들 수업하는데 어려움이 없는지 살피랴,
심지어 학생이 넘어져서 옷이 젖으면 학부형에게 직접 전화도 하는 것이 교장입니다.
학생들의 친구역할도 톡톡히 하지요.
그 외에는 학교 사무원이라고 할까요…암튼 행정을 보는 직원 하나가 교육 외의 업무를 하
는데 두 사람이 거의 주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선생들도 학생을 대할 때 ’어린 애’ 취급을 하지 않습니다.
인격체로 대우해 주는 거지요. 선생에 따라 다를 것으로 예상합니다만,
제가 본 선생들은 애를 훈계할 때에 무릎을 굽혀 애와 눈높이를 맞춘 후에
무엇이 잘못된 행동인지를 지적하고, 그 애의 변명(excuse)를 들어 보고,
과연 그게 타당한지 그 애에게 물어 봅니다
(제가 어릴 때 과연 변명을 할 기회가 주어졌는지, 그리고 변명했다가
더 얻어터진 기억은 없는지 생각해 보면 그저 혈압만 올라갑니다).
우리나라의 교장실, 교무실, 그리고 선생들이 높은 교단에서
애들을 내려다 보면서 이루어지는 수업을
한번 생각해 보십시요. 그러고도 우리나라 교육이 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개발도상국으로서 정형화된 인력을 양산해야 하던 시절에나 들어맞는,
물론 그것도 학생의 인격, 개성을 무시하는 희생하에서나 타당할 것입니다.
학교에서 차렷, 열중셧이 없어지는 그날이 조속히 오기를 진정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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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지금은 학교에서 차렷, 열중셧이 없어진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초등학교에서는 하지 않는 것 같긴 하던데요. 이 부분은 확인이 필요한 얘기인 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