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탈이 싫어질 때[2004-12-21 12:41:05]

얼마전 신문기사에서 직장인이 디지탈을 싫어하게 되었다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사실 메신저를 이용해서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이 가능한 컴에만 접속해 있으면 실시간으로 업무를 지시할 수도 있으니, 직장상사(또는 팀장)들은 메신저로 부하직원(또는 팀원)들을 통솔하고자 하는 유혹을 쉽게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오늘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이런 얘기는 아니고, 제 개인적 생활에서 가장 낭패스러운 경험 한가지만 언급하고자 합니다. 그건 이메일과 관련된 것입니다.

예전에 친한 친구가 군에 갔을 때 주고 받았던 편지나 해외펜팔하면서 주고 받았던 편지들은 고스란히 제 보관함에 있습니다. 근데 이메일로 주고 받았던 메일 중에 상당 부분은 없어졌습니다.

하드디스크 포맷 몇 번 하게 되면서 자료 백업을 소홀히 한 죄로 모두 날아가 버렸지요. 마치 언제 편지를 주고 받았느냐는 듯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듯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최근에는 주의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만, 친구들에게 편지를 보내려 하니 아무리 뒤져도 받은 메일을 찾을 수가 없네요. 보낸 메일도 당연히 없고 말이지요.

메일 보낸다고 전화로 몇 번이나 얘기해 놓고는 막상 메일을 보내려니 메일어드레스를 알 수가 없으니 이런 낭패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렇다고 전화로 메일어드레스 다시 물어보기도 난감하고. 어떤 분은 메일로만 연락해서 전화번호도 메모 되지 않은 경우가 있으니 더욱 난감하군요.

이럴 때…저는 디지탈이 싫어집니다. (요즘은 백업 신경은 쓰는데, 그것도 기술적으로 못 하니까 난잡하게 느껴지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