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시스템의 성공 사례를 찾기 힘들다…하지만!

1. 문제의 제기

Compliance Program의 필수 요소의 하나로 내부고발 또는 제보시스템의 설치를 들고 있습니다. CP등급평가를 위해 실적보고서를 검토해 보면 조직내외에서 불법의 혐의가 있는 행위에 대한 제보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기업은 하나도 없습니다. 등급평가를 신청하는 기업이라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 실적을 보면 제보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일까하는 의문이 듭니다.

2. 제보건수가 적다

우선 제보 건수가 별로 없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외국의 자료들, 특히 CP에 대해 적극적으로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는 미국에서조차 Speak Up을 어떻게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자료가 많이 나오는 것을 보면 그만큼 이 시스템의 성공적인 운용이 쉽지 않다는 것이지요. 제보를 활성화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안들이 제시되기도 하는데, 그 내용이 대부분 추상적입니다. 심하게 말하면 하나마나한 소리입니다. 보복을 금지한다,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어야 한다…질문을 질문으로 대답하는 격입니다. 물론 좀 더 구체적으로 보복을 금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언급한 자료들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습니다.

3. 제보 처리가 미흡하다

제보에 대한 처리가 미흡합니다. 경험상 어떤 제보가 있을 경우 그것은 참고 참다가 도저히 참기 힘들어서 제보한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공정거래 법규와 관련된 사항에 대해서는 인권, 노동 이슈와는 달리 제보자가 괴롭힘을 당하는 일이라기 보다는 기업의 법위반으로 인한 제재를 방지하기 위한 의도로 제보를 하는 것이라 그 정도에서는 다르겠지만 그렇다고 제보로 이어진다는 것은 단순히 한 건의 사건만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제보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고 그 제보와 관련된 조사가 엄밀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이루어지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제보를 받아 처리하는 부서가 그런 권한이 있는지도 명확하지 않을 수 있고(CP운영규정에서는 조사 권한을 명시해 두는 것이 일반적입니다만 실제 그런 권한이 있는지는 별론입니다) 막상 조사를 하게 된다고 해도 어떻게 접근해야 할 지 검토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일은 외부에 드러나게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등급평가신청을 한다고 해도 실적보고서에 이런 일까지 기재하기는 어렵습니다. 그저 제보 건수와 조치 건수, 조치결과와 조치에 걸린 기간 정도를 표로 기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4. 공정거래CP와 관련해서 Speak Up 활성화 방안은 기대할 만하다.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과 관련된 자료들을 보면 Speak Up이 법규 위반을 예방하거나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말 중요한 요소라고 모두 강조하고 있습니다만, 그만큼 현실적으로 활성화되는데에는 매우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그나마 반부패와 관련하여서는 제보자에게 엄청난 이득이 생기게 하는 미국의 보상시스템이 효과적인 제도로 보이기는 합니다. 제보로 몇십억원이 주어진다면 제보로 인한 다른 불이익은 감수할 만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조직 내에서 운영하는 공정거래 CP와 관련하여서는 인센티브를 그 정도로 제공할 수도 없습니다.

비록 인센티브의 절대적인 수준이 반부패 시스템에서의 인센티브보다는 낮더라도  회사의 이익을 법규준수보다 앞세우는 경우에 주로 발생하게 되는 공정거래 법규위반이라는 속성을 감안하면, 잘만 설계하면 꽤 효과적인 제보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제목과는 달리 결론에서는 이렇게 희망을 담은 글로 마무리 합니다. 공정거래 CP의 성공적인 운용을 가능케 하는 제보시스템의 설계를 제안할 수 있도록 더 깊은 검토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