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구입한 만년필입니다. 각 종 전자 필기도구(PDA, Tablet 노트북…)를 전전하다가 다시 아나로그로 돌아왔습니다.
물론 디지털생활을 청산한 것은 아니지요. 현대에서 디지털 라이프를 도외시한다는 것은 많은 것을 포기하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과 아나로그의 장점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이겠지요.
아무튼 뭔가 떠오르는 생각을 자유롭게 전개해 나가는데에는 종이와 필기구가 가장 좋더군요.
여기서 잠깐!
이 블로그의 글을 다 읽어 보신 분이라면 저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을 잡으실텐데, 제가 무던한 편은 아니라서 종이와 필기구 고르는 것도 엄청 많은 시도와 실패를 겪을 수 밖에 없었답니다. 종이도 면이 부드러운 정도, 두께, 사이즈에 따라 이 것 저 것 사서 써보고, 심지어는 복사용지를 입맛대로 자른 다음 구멍 뚫어 프랭클린플래너 바인더에 넣어 써 보기도 했습니다. 필기구도 마찬가지지요. 세가지 색깔 볼펜과 샤프가 결합된 제품이 가장 맘에 들긴 하는데, 두껍기도 하고, 볼펜의 필기감이 워낙 맘에 안 들어서 볼펜쓰는 것은 일찍 포기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수성펜, 유성펜…그러다 역시 종착역은 만년필이 되었답니다.
그 전에 쓰던 만년필은 파카였는데, 좀 무겁기도 하고 길기도 해서 수첩에 끼워 다니기엔 불편했습니다. 물론 사용하는데에 그리 불만은 없었답니다. 정식 명칭은 Parker Rialto라는 이름이 붙은 만년필인데, 디자인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위 사진에서 제일 왼쪽 것이 제가 갖고 있는 만년필이랍니다.
그래서 흔히 고시용만년필이란 별명이 붙은 펠리칸 M150이나 하나 사서 쓰야겠다는 맘으로 매장에 갔는데 M15보다 거의 3배나 비싼 M300이 눈에 띄더군요. 사실 필기 많이 하기에는 다른 모델이 더 좋을 듯 보였지만, 이 모델은 휴대하기엔, 특히 제가 갖고 다니는 작은 메모패드에 끼워놓기엔 딱 맞는 사이즈였답니다.
EF 닙인데 좀 굵게 나오는 것같고, 캡이 좀 헐겁게 느껴지는 것 외에는 아직 큰 불만이 없습니다. 사실 제가 만년필 품평할 정도의 내공은 없기 때문에,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은 별 의미도 없을 거고요, 그저 물건 하나 사면 열심히 써야 겠다는 생각뿐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