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도난신고를 했었지만 결국 찾았으니 도난은 아닌 사건이랍니다.
근데 너무 황당한 사건이라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사건의 발생]5월 9일 금요일 저녁 7시 30분, 제가 평소 좋아하는 식당에 지인들이랑 들렀답니다. 그 식당은 주차장이 협소하기 때문에 항상 발레파킹을 하는 곳이지요.
9시경, 식사를 마치고 주차권을 주차직원에게 줬습니다. 차가 올 때까지 좀 기다렸는데, 갑자기 주차직원이 우왕좌왕하더군요. 조금 있으니 발레파킹비까지 다시 받으라고 하데요. 그러다가 결국 하는 말…차가 없어졌네요!@#
처음에는 주차한 곳이 좀 먼가 보다 하고 기다렸는데, 돌아가는 사정을 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경찰까지 출동했습니다. 도난당한 것으로 판단하였다는 뜻이지요. 주차직원이 차 키를 꽂은 상태로 골목길에 세워뒀었는데, 차가 없어졌으니, 그리고 견인된 것이라면 메모라도 남아 있을 텐데 전혀 견인된 흔적이 없으니 도난으로 볼 수 밖에요.
차 키를 꽂은 상태로 골목길에 세웠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얘기입니다만, 차 트렁크에는 어머니 칠순 이벤트를 위해 퇴근길에 사 놓았던 처음처럼 프리미엄 소주 2박스와 와인 3병, 골프클럽, 그리고 노트북, 아이팟터치, 블랙잭, 팜TX…
[사건의 경위]지난 주 목요일 오후, 모르는 사람한테 전화를 받았습니다. 혹시 5925차량 주인이냐고요. 맞다고 했더니 자기 건물 주차장에 차가 5월9일 밤부터 세워져 있는데, 왜 안가져 가냐고 하더군요. 차 키도 갖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얼른 물었답니다. 트렁크 열어 보셨어요? 열어 봤다고 하데요. 다시 제가 물었습니다. 뭐가 있던가요? 술과 작은 가방…
아…일단 제 물건이 그대로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얼른 그 장소로 달려갔습니다. 확인 결과 모든 물건이 그대로더군요. 그 차는 지난 5월 9일 밤부터 꼼짝않고 그 자리에 있었던 겁니다.
결국 이 일은 이렇게 된 것입니다. 즉 제가 먹었던 그 식당에서 식사를 한 누군가가 술집으로 이동한 후 술집 종업원에게 차를 식당에서 가져와서 술집 앞으로 세워달라고 했겠지요. 그 술집 종업원이 식당 근처로 오니 키가 꽂혀 있는 차가 세워져 있으니 그냥 갖고 간 겁니다. 그 누군가는 술 마시고 나와 자기 차가 아니니 다시 차를 찾아서 타고 갔을 거고요. 다음날부터 연휴라 아무도 제 차에 대해서는 관심을 꺼 버린 것이겠지요.
[사건의 황당한 점]식당에서 차 키를 꽂은 채로 골목길에 세워둔 것이 일단 이 사건의 시발입니다. 그런데 주차권도 안 주고 차를 갖고 간 그 술집 종업원도 문제입니다. 차를 갖고 가는데도 아무도 몰랐다는 것도 그 식당측의 잘못입니다. 또 이상한 점은 그 술집종업원이 가져가려고 했던 차량 번호 뒷자리 4자리 수가 제 차량 번호랑 같았던 것일까 하는 점입니다. 잘못 갖고 갔으면 다시 돌려줘야 할텐데 그냥 내버려둔 것은 정말 나쁜 짓입니다.
이래 저래 식당측과 술집측의 있을 수 없는 실수와 무감각으로 인해 차량 분실부터 찾을 때까지 저와, 회사 관련 직원, 렌터카회사 직원, 보험사 직원들이 시간과 노력을 뺐겼고, 제 가족들은 혹시 개인정보 누출로 인한 범죄 가능성때문에 정신적인 피해를 겪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