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은 주로 우리 애들이 하는 말입니다. 학교생활이 즐거우니 학교가지 않는 날이 오히려 싫다는 말이지요.
근데 요즘은 저와 아내가 이 말을 합니다. 비록 겨울방학은 없지만 크리스마스를 중심으로 12월 17일경에 시작해서 다음 해 1월 3일까지 휴일이다 보니 애들이 집에서 몸살을 앓습니다. 주변을 살펴보면 많은 사람들이 멀리 떠나더군요.
큰 애 친구들은 모두 고국으로(즉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떠났습니다. 노르웨이로, 대만으로, 홍콩으로, 그리고 말레이지아로. 작은 애 친구들은 어리다 보니 서로 만나는 것이 어렵습니다.
저는 여러가지 사정으로 여기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애들 땜에 도서관 가기도 힘들어지네요(사실 불가능하네요). 그나마 며칠은 학교 내에서 구내서점도 가고, 산책도 가고, 가까운 Spanish Bank 바닷가도 가고 그렇게 보냈습니다만, 오늘은 조금 더 노는 것 같이 놀게 해 주려고 가까운 스키장으로 데려갔습니다.
사이프러스(Cypress)스키장 ->http://www.cypressmountain.com/index new.html
밴쿠버 다운타운에서 20분 정도 거리입니다만, 제가 사는 UBC 구내가 밴쿠버 서쪽 끝이다 보니 다운타운을 통과하는데에 40분 이상이 걸리네요. 꼬불꼬불 산길로 올라가는데 거의 다 와서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지더군요. 아무래도 높은 곳인 것 같아 높은 쪽으로 올라갔더니 작년에 왔을 때와는 풍경이 좀 다른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티켓 사는 곳에 가서 애들 스키 교습 받게 해 주고 싶다고 했더니 오늘(크리스마스 이브)은 교습이 없다고 하네요. 전화까지 해보고 왔는데 그럴리가 없다고 했더니…그곳은 다운 힐 스키를 하는 곳이 아니라 컨츄리 크로스를 하는 곳이랍니다.
여러분들에게 눈 내린 산에서 즐길 수 있는 겨울 스포츠를 개괄해서 소개해드리고 싶은 충동이 막 일고 있습니다만, 참겠습니다(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은 두려움 때문에요^^).
다시 올라왔던 길을 내려가서 다른 길로 가니 끝이 흔히 스키라고 하는 다운힐 스키를 하는 곳이더군요. 교습신청하고, 장비 대여받고 하는데 20분 이상이 걸렸습니다. 부모 노릇 하는 것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여기 캐나다에 와서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만, 오늘도 둘이서 교습을 받는 1시간 동안 눈에 빠져 물이 새어 들어 온 신발을 신고 추운 곳에서 커피 한 잔씩 마시면서 무슨 얘기인지 암튼 뭔 얘기를 하면서 기다리는데 좀 힘들더군요.
요즘 예전 외국 영화를 볼 때 내용 중에 아내가 임신하는 것에 대해 큰 문제로 받아들이는 남편(또는 부부)이 이제 좀 이해가 되더군요.
사진은 작년 겨울 밴쿠버에 모처럼 큰 눈이 내렸을 때에 집 앞에서 애들이 노는 모습입니다. 왼쪽은 제 큰애이고, 오른 쪽은 옆집에 살았던 사라(이란 국적)가 눈에 떨어진 홍당무(눈사람 코를 만들려고 집에서 가져왔데요)을 찾고 있군요.
올해는 아직 눈이 올 기미가 없습니다. 날씨가 포근해서 비만 줄창 오네요. 물론 산위에는 대신 눈이 엄청 쌓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