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가 뭐야?

요즘 경영학계나 경영실무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용어가 ESG로 생각합니다. ESG는 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를 총칭하는 용어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약자를 쓰는 바람에 질문이 하나 더 추가되었을 뿐입니다. 문제는 ESG가 뭐야?라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을 한다고 해서 이 신조어가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인지 이해하는 것은 그다지 쉽지 않습니다. 뜬금없이 툭 튀어나온 용어같기도 하고요. 특히 social과 governance는 그 범위나 의미가 손에 잡히듯이 분명하게 와 닿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용어와 관련되어 이해에 도움이 되는 글을 발견하면 아주 반갑습니다.

다음 글은 류영재 (주)서스틴베스트 대표가 한겨례와 인터뷰한 후에 미처 다 못한 얘기가 있다고 페북에 올려 놓은 글을 예시 부분을 삭제 하고 옮겨 놓은 것입니다. 이 글이 왜 ESG경영이 최근 이렇게 뜨거운 주제가 되었는지 이해하는데에 큰 도움이 됩니다. 소위 컴플라이언스전도사로서 오랫동안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변하고 다녔는데 주위의 반응이 그다지 없었는데(정말 아는 사람만 아는 분야로 좁은 커뮤니티만 형성된 듯 싶더군요), 명분이 있는 일에 돈까지 결합하면 강력한 힘이 난다는 것을 저는 최근의 ESG 열풍을 보면서 실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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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의 페북 글)
지난주 한겨레신문과 인터뷰한 내용이 오늘 기사화되었습니다. 미처 다 드리지 못한 내용을 좀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ESG가 투자업계의 중요한 지표로 도입된 된 가장 근본적 이유 중 하나는, 현행 재무회계보고 기준의 투자 유용성 및 적실성이 떨어지는데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현행 회계보고기준의 근본 틀거리는 거의 100여년전에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지난 100여년동안 기업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은 매우 확대되고 다양화 다변화되었지요. 예컨대 현행 기준으로는 투자자들이 화석연료와 관련된 좌초자산(Stranded Asset) 수준 등을 파악할 수 없을 뿐더러, 탄소배출 등과 같은 외부화비용이, 탄소세나 탄소배출권 거래와 같은 제도 도입으로 내부 비용화(Internalize)되고 그것이 기업의 미래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와 수준을 알려 주지 못합니다.

두번째로, 오늘날 기업들은 유형자산 의존도가 높은 전통적인 비즈니스모델에서 탈피해 무형자산과 인적 자본 및 정보 집약적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시프트하고 있으나, 회계제도와 공시제도 체계는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을 제대로 반영해 주지 못하고도 있습니다.
예컨대 현행 회계 기준 상으로는, 연구개발, 브랜드 개발, 신규고객 유치, 인적 자원에 대한 교육 훈련 , 이해관계자 관계관리, 명성관리 등에서 발생하는 지출이 미래 경제적 효익을 창출하는 자산으로 계상되기보다, 당기 비용으로 처리됨으로써, 이런 분야에 자원을 많이 배분하는 기업일수록 성장 잠재력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에게는 적자기업으로 인식되어 상장을 하거나, 성장에 필요한 자본 조달에 어려움을 겪음으로써 오히려 기업경영의 지속가능성에 문제를 경험하게 되지요. 또한 성숙한 기업이라 하더라도,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칠 법한 중요사건들, 즉 통신회사나 플랫폼 기업, 보험사나 금융기관의 고객 이탈율처럼 사업 악화의 선행지표들도 전혀 공시되지 않습니다. 제약사들의 임상시험의 성공 실패 여부에 대해서도 충분한 양의 정보 공개가 이뤄지지 않지요.

따라서 ESG는 전통적인 재무회계 정보공시가 진정한 기업의 위험과 기회요소를 설명해 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투자자들, 특히 장기투자자들의 니즈와 열망으로부터 잉태된 기업평가 프레임워크라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저는 ESG가 단순히 기업평가툴이 아닌, 화석기반경제/시장만능적 경제에서 그린과 사회안전망, 그리고 투명성 공정성을 가치로 하는 ESG기반경제로 자본주의가 대전환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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