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동향]공정거래 자율준수(CP) 우수기업에 과징금 최대 20% 감경(2024.6.4 보도참고자료)


1. 보도참고자료의 내용(발췌)

공정거래 자율준수제도(Compliance Program, 이하 ‘CP’)를 도입하여 우수하게 운영하는 사업자는 과징금을 최대 20%까지 감경받을 수 있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 이하 ‘공정위’)는 CP 평가기준 및 절차, 우수기업에 대한 시정조치·과징금 감경 기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오늘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CP 법제화 관련 개정 공정거래법 시행(’24.6.21.)을 위한 후속조치이며, 이와 함께 CP 평가 절차 등과 관련된 세부사항을 규정한 「공정거래 자율준수제도(CP) 운영․평가에 관한 규정」(이하 ‘고시’)도 새롭게 제정되었다. 시행령과 고시는 오는 6월 2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시행령 및 고시에 따르면, CP 평가에서 AA등급 이상을 받은 사업자는 유효기간(2년) 내 1회에 한하여 10%(AA) 또는 15%(AAA)까지 과징금 감경을 받을 수 있으며, 공정위 조사개시 전 CP의 효과적 운영을 통해 법 위반을 탐지·중단하였음을 사업자가 스스로 입증할 경우 5%까지 추가 감경이 가능해 최대 20%까지 과징금 감경을 받을 수 있다.
또한, A등급 이상 사업자는 유효기간 내 1회에 한하여 평가등급에 따라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의 공표 관련 매체수, 공표 크기 및 기간을 감경받을 수 있다.
한편, 공정위는 엄정하고 내실있는 평가가 이루어지고 CP가 자칫 과징금감경 등의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면밀하게 제도를 보완·설계하였다. 먼저, 공정위는 한국공정거래조정원 등 지정된 전문 평가기관을 통해 서류· 현장평가와 심층면접평가(AA 이상) 등 3단계 평가를 거쳐 최종 등급을 부여한다.
아울러, 시정조치·과징금 감경에 대한 예외요건 등도 엄격하게 규정하였다. 즉, ▲자율준수관리자 등이 법위반에 개입한 경우, ▲법위반이 CP 도입 이전에 발생한 경우, ▲가격담합 등 경쟁제한성이 큰 부당 공동행위, ▲임원이 법위반에 직접 관여한 경우에는 감경혜택을 부여하지 않는다. 또한, 사업자가 유효기간 내에 공정위로부터 과징금·고발 조치를 받은 경우에는 기존에부여한 평가등급을 하향 조정(과징금 1단계, 고발 2단계)한다.
이번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CP 제도에 대한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정위는 앞으로 CP가 기업경영 현장에서 실질적으로작동하여 공정거래 자율준수 문화 확산에 기여할 수 있도록 평가 및 유인 부여 등 제반절차를 객관적이고 엄정하게 운영할 계획이다.

→자료 링크

2.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소감

  • 입법동향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의견을 부기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만,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CP 자체에 대한 것이라 간단하게 제 소감을 밝힙니다.
  • OECD에서 2021년 발간한 Competition Compliance Programmes란 Discussion Paper에 의하면(http://oe.cd/ccp) CP운영기업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국가 들 중 우리나라는 독특하게 CP에 대해 등급평가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워낙 CP제도가 확산되지 않고 있어 이 제도 확산에 초점을 맞추어 각종 세미나, 포럼 등에서 발표를 해 왔습니다만, 등급평가제도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원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을 보면서 바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결론적으로 왜 CP운영 기업에 대해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과징금 감경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는지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잘 이해를 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듯 싶습니다. CP를 바라보는 관점은 이해관계자에 따라 다르게 되겠지만 경쟁당국의 관점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OECD 자료를 한번 제대로 검토해 봤으면 합니다.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의 자료도 좋습니다. 경쟁당국의 집행체계 속에서 CP는 어떤 역할을 기대하는지 한번 살펴보았으면 합니다. 우리 공정위는 CP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는지, 그리고 그 관점에 부합하는 제도를 갖고 있는지 깊게 검토가 필요합니다. 또한 CP를 기업문화로 형성하기를 원하는 우리 기업들에게 현행 CP제도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기업 관점에서도 한번 바라보았으면 합니다. CP제도의 고객은 결국 기업이니까요. 앞으로 제가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는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체코공화국의 CP제도

1. 체코 경쟁보호청의 CP관련 고시의 주요 내용

2024년 1월 1일부터 체코 경쟁보호청이 벌금을 부과할 CP운영을 감경사유로 고려한다는 Compliance Program에 관한 새로운 고시를 발표했습니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체코이 경쟁보호청은 2022년부터 특정한 조건에 따라 기존의 CP를 개선하거나 새로 도입하는 경우 벌금 부과시 감경사유로 인정하고 있었는데,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고시를 발표한 것입니다.

고시에 따르면 경쟁보호청이 조사 시작하기 전에 기업이 CP를 채택하여 운영하고 있는 경우라면 당해 CP가 충분히 효과적이라고 경쟁보호청이 판단하는 경우 기본 벌금액의 최대 10%를 추가로 감면받을 수 있습니다. 새로 도입하게 되는 경우에는 최대 5%까지 감경받을 수 있습니다.

경쟁보호청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하는 CP의 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A. 위험 평가(Risk Assessment): CP는 회사가 노출되어 있는 위험을 식별 및 평가하고 경쟁법 위반에 대한 제재를 포함하여 이러한 위험을 감경, 제거 및 예방하기 위한 조치가 포함되어야 합니다.

B. 직원에 대한 정기적인 교육: 회사 경영진과 직원 모두 최소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인 경쟁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특히 업무상 잠재적인 반경쟁 행위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직원(특히 경쟁사, 공급업체 및 고객과 자주 접촉하는 직원)은 경쟁 규칙 및 CP에 대해 특히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C. 프로그램 준수 모니터링: 직원들이 반경쟁적 행위가 의심되는 경우 누구에게 어떻게 연락해야 하는지 알 수 있도록 내부 정보 채널을 구축하는 것이 좋습니다(준법 프로그램은 새로운 내부고발자 보호법에 따라 대규모 고용주에게 요구되는 내부 고발 시스템과 연계될 수 있음). 또한 CP는 개별 직원의 컴플라이언스 모니터링을 보장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와 위반 시 적용될 징계 조치도 포함되어야 합니다.

2. 평가와 시사점

제목은 ‘평가’라고 붙였지만 체코의 경쟁법과 관련 제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평가를 할 수준은 되지 않습니다. 그저 CP제도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자료를 보고 느낀 점을 말씀드립니다.

(1) 우선 체코의 경쟁보호청에서 CP제도를 상당히 적극적으로 운용하고자 하는 의도를 볼 수 있습니다. CP의 효과적 운용에 대해 핵심적인 내용만 요구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그 핵심적인 내용, 즉 위험평가, 교육 및 모니터링이 효과적으로 운용되기 위해서는 그 외에 내부고발제도, 사전업무협의제도, CP관련 규정 등이 정비되어 있을 필요가 있고, CP의 효과성에 대한 평가 및 개선조치 등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제도적으로 경쟁보호청이 CP의 핵심에 집중함으로써 CP를 운용하는 회사는 업종, 규모 등에 따른 다양한 수준의 CP운용이 가능할 것입니다. 이는 CP제도의 확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해외 경쟁당국과는 달리 처리해야 하는 사건 수가 비교가 안될 정도로 많기 때문에(10여건과 수천건의 차이) 이런 방식으로 CP제도를 운영할 수가 없습니다. CP등급평가제도가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이유로 생각됩니다. 이 문제는 너무나 뿌리가 깊어 별도로 다룰 필요가 있습니다.

(2) 두번째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체코 경쟁보호청 역시 CP제도의 기본을 잘 따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CP의 효과적 운용을 근거로 벌금을 감경할 때 그 대상을 제한하고 있지 않습니다. 특히 리니언시로 인한 50%감경외에 CP운용을 근거로 10% 추가 감경을 한다는 것으로 보아 카르텔(담합)에 대해 CP감경의 제한을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경성카르텔에 해당하는 담합에 대해서는 감경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도 초기에는 아예 카르텔을 과징금 감경대상에서 제외시켰던 것에 비해서는 전향적인 입장으로 나아갔다고 생각됩니다만 해외의 경쟁법이 주로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와 카르텔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CP제도는 여전히 소극적인 공정위의 입장이 반영되어 있다는 생각입니다. 한편으로는 카르텔의 경우 우리 리니언시제도가 1순위 자진신고자에 대해서는 과징금 100%감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CP운용의 결과 카르텔을 인지할 경우 리니언시를 해야 하는 것이지 CP제도를 근거로 감경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부분은 미국의 CP제도를 감안하면 또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습니다. 향후 CP제도를 경쟁법 집행체계 속에서 녹여내기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원문 보러 가기

2024년 CP등급 평가지표 및 평가방법 변경(안)에 관하여

1. 2024년도 CP등급평가설명회(24.2.23) 자료 요약

  • 2024년도 CP등급 평가지표 및 평가방법 변경은 2024년도 등급평가에 바로 적용됨
  • 주요 변경내용으로는 다음 두 가지임

–  평가지표 축소 및 공공기관용 지표 신설: 종래 대기업 및 공공기관의 경우 22개 평가지표 및 66개 세부측정지표였으나, 향후 20개 평가지표 및 48개(대기업) 또는 47개(공공기관) 세부측정지표로 축소되고,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19개 평가지표 54개 세부측정지표를 17개 평가지표 40개 세부측정지표로 축소(상세 내용은 첨부 설명회 자료 참조)

가점부여 기준 개정

연속평가신청기업의 가점을 최대 3점에서 1점으로 하향조정

협력업체 CP도입가점의 적용범위를 확대하여 협력업체 외에 계열회사 및 타 업체에 대한 CP도입 및 운영지원도 가점대상으로 포함하고, 가점도 2점에서 4점으로 상향조정

자율분쟁조정기구 가점 부여기준을 구체화하여 분쟁조정기구 설치 0.7점, 분쟁관련 의견접수 및 처리실적 0.3점으로 배점

  • 이외에 평가방법에서 서류평가, 현장평가 외에 “심층면접”이 추가됨

2. 등급평가신청기업(기관)의 대응전략

  • 평가지표의 변경을 당해 연도부터 적용하는 것은 2024년도 실적을 바탕으로 실적보고서를 준비하고 있던 신청기업(기관)에게는 당황스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만, 지표의 축소이기 때문에 추가로 준비해야 하는 것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변경된 실적보고서 양식과 세부측정지표의 평가기준을 참조하여 작성하면 됩니다. 현재 세부측정지표별 평가 가이드라인이 발표되어 있으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실적보고서는 작년 1년간의 CP운영실적을 기본으로 하되, 당사의 CP운영의 주요 목표가 무엇인지, 그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였는지 그리고 그 활동의 효과는 어떠한지 등에 대해 맥락을 가지고 표현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2023년도 이전의 활동과 2024년도 1/4분기의 활동을 언급할 필요도 있습니다. 1년이란 기간이 짧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CP운영이 1월 1일에 시작해서 12월 31일에 완결되는 활동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 실적보고서 양식은 작성시 신청기업 임의로 변경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전에는 기본적인 양식의 틀만 지키고 신청기업마다 나름의 변화를 주는 것이 일반적이고 그렇다고 해서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신청기업이 많아지고 평가 결과에 공정위가 민감할 수 있기 때문에 공정위에서 요구하는 작성 양식, 방법은 “그대로” 따라주는 것이 안전한 접근이 될 것입니다. 양식 중에 박스안에 내용을 기입하도록 하는 것은 조속하게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한글 사용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표안에 내용을 편집하는 것은 많이 불편합니다. 평가위원 입장에서도 보기가 좋지는 않습니다) 그동안은 박스 없이 작성하는 것을 권하기도 했는데 현재는 이렇게 권하기에는 공정위와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의 평가 시 불확실성이 큽니다.
  • 평가방법과 관련하여 현장방문 및 심층면접을 고려하면, “자율준수관리자”의 역할이 매우 높아질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현장방문이나 면접시 질문은 자율준수관리자에게 하게 되고 직접 대답을 하지 못해 담당직원에게 답변하도록 하는 것은 등급평가에 부정적이 될 수 있습니다. 등급평가를 신청하는 기업(기관)에서는 과징금 감경대상이 되는 등급을 부여하는 공정위 입장에서는 평가 수준을 높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여야 합니다.

[CP등급평가 세부측정지표별 평가 가이드라인(24.2) 보러가기] 한국공정거래조정원 웹사이트(kofair.or.kr)의 “주요사업” 메뉴를 클릭하시면 “CP안내” 하위메뉴가 보입니다. 여기로 가시면 관련 자료가 수록되어 있습니다(링크가 연결이 되지 않아 번거롭더라도 직접 한국공정거래조정원 웹사이트를 방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2023년도 CP 포럼(2023.12.14) 참석 후기

1.  화려한 축제

CP포럼 행사는 주로 대한상공회의소 지하2층의 국제회의장에서 치뤄졌는데 올해는 “더 플라자 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행사가 진행되었다. 게다가 행사 종료 후 만찬까지 제공되어 공정위가 이번 행사에 정성을 쏟은 느낌이 들었다. CP가 법제화되어서 그만큼 중요한 행사로 생각하는 것인가 하는 추측을 해 보지만 크게 관심을 가질 일은 아니라 이 정도에서 생각을 멈췄다.

2. CP법제화 관련 하위법령.정책 개정 추진 현황 등 안내: 역시 우려는 현실로 다가왔다

경쟁정책과장이 향후 제정될 CP관련 제도에 대해, 특히 과징금 감경을 중심으로 하는 인센티브 제도의 도입 방안과 관련하여 자세한 설명을 이어나갔다(관련 자료 링크). 역시 CP에 대한 잘못된 관점에서 출발하고 있었고 그 결과 CP등급평가제도 역시 이상한 모습으로 설계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포럼에 참석하면서 이번에는 내가 질문을 하지 말아야지 하는 결심을 하고 갔었는데 결국 못 참고 가장 먼저 손을 들고야 말았다. 발표 잘 들었다는 의례적인 인사도 없이 곧바로 직격타를 날렸다. 그 외에도 몇 가지 생각나는 문제점을 여기에 적어 본다.

  2-1. CP를 잘 운영하는 기업은 법위반을 할 리가 없다는 잘못된 전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바로 이런 전제를 갖고 인센티브 제도를 설계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CP등급평가 결과 A등급 이상의 우수한 등급을 획득한 회사라면 법위반을 할 리가 없기 때문에 만약 법위반으로 제재를 받는다면 그 등급이 잘 못된 것이고, 그래서 등급만으로 공정위가 과징금 감경과 같은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얘기를 과장이 몇 번이나 반복했다. 그래서 우수한 등급이라도 과징금 감경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평가(검토)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얘기부터 다양한 안을 제시했다.

CP에 대한 인센티브를 가장 강력하게 부여하고 있는 미국 법무부는 “기업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평가 지침”에서 아무리 CP를 잘 설계하고 운영하더라도 법위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여야 한다는 것을 지침 도입부에서 천명하고 있다(뇌물방지경영시스템 및 컴플라이언스경영시스템에 대한 국제표준을 제시한 ISO에서도 같은 언급을 하고 있다). 그리고 여러 담합건에 대해 CP 운영을 심사하여 검사는 기소유예처분을 해 오고 있다(물론 CP만으로 기소유예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정을 하게 된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심지어 CP를 제대로 운영하지 않았더라도 CP의 개선을 전제로 양형합의를 하기도 한다.

이런 외국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CP등급평가는 등급평가의 대상이 된 기간(전년도 1년) 동안의 “CP활동”을 평가하는 것인데, 법위반이 발생한다고 해서 그 활동의 수준이 낮다고만 할 수는 없다. 법위반이 누군가의 일탈행동일 수도 있고, 예상할 수 없었던 위반행위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법위반은 2, 3년 전에 발생한 것이고 그 행위로 인해 CP를 강화해 온 회사로서는 올해 혹은 작년에 제재를 받았다고 하여 인센티브 부여가 부정된다거나 등급이 하향조정된다거나 하는 것은 지난 1년간의 CP 활동 실적을 바탕으로 등급을 부여하는 CP등급평가제도의 구조와도 배치되는 조치이다.

공정위가 이렇게 잘못된 관점을 갖고 있는 것은 언론과 국회에서 그 동안 이런 관점에서 CP등급평가제도를 공격해 온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CP제도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점도 인정된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CP제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전문가가 그리 많지 않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회사에서 CP 업무를 담당하는 임직원들은 공정위의 이런 관점이 잘 못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2-2. 회사 내의 공정위가 CP업무담당부서라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전혀 그렇게 대우하지 않는다

공정위가 일부러 CP담당부서 임직원들을 배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믿는다. 하지만 CP법제화 관련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면서 최근 A 또는 AA등급을 획득한 회사의 실무자 의견을 들은 적이 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 CP포럼에서 처음으로 실무자들에게 의견을 제시하라고 했다. 아직 구체적인 안도 없는 상태에서 이달 29일까지 의견을 제출하라고 하였다. 회사의 CP업무담당자들의 불만이 없을 수 없다.

법이 통과되고 5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왜 실무자들과의 간담회 한번 하지 않았을까? 게다가 등급평가 결과가 연말이 되어서야 나오면 1년간 열심히 등급평가를 위해 준비하는 임직원들의 “성과평가”에서 AA등급 심지어 AAA등급까지 받은 것이 평가되어 보상으로 연결될 수 있었을까? 이 문제때문에 작년에 처음으로 3월말~4월초에 평가 신청을 받아 일정을 2개월 이상 앞당겼는데도 평가신청 회사 수가 많아지니 평가기간도 길어질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만약 공정위가 과징금 감경 혜택을 주기 위해 절차를 더욱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는 방안대로 간다면 아마 연말까지도 평가결과가 나오지 않을 위험도 있다(실제 20개 정도 수준에서도 연말을 넘겼던 해도 있었다). 이래서야 CP업무 담당자들의 기가 살아 회사 내의 공정위 역할을 잘 수행할 것 같지는 않다.

따로 언급할 주제이긴 한데, 공정위가 인센티브 부여를 혜택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는지 의심스럽다. 인센티브 부여는 CP의 확산을 위한 것이고, CP확산은 효율적인 법집행을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인센티브 부여는 혜택이 아니라 제도의 목적달성을 위한 도구로서 존재하는 것이다.

3. 할 말을 다 하지는 않는다

공정위가 발표한 제도 개선안에 대해 일일이 의견을 내고 싶지는 않다. 애초에 관점이 다르다 보니 하나 하나 반박하거나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힘들다. 오히려 새로운 안을 제시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

개선안의 방향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 CP를 확산하고자 하는 것인가? 아니면 그저 욕먹지 않을 방법만 찾고 있는가?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 목적과 수단이 합리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그 동안 글로벌 대기업들이 왜 등급평가 신청을 하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들어봤는가? 과징금 감경혜택이 없어서만은 아니다. 조사협조만 해도 과징금 감경을 받는다. CP제도를 우리 사회에 처음 소개했을 때 그 초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제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국회와 언론은 설득의 대상이다. CP제도가 정말 우리 사회에 유용한 제도라고 믿는다면. 그리고 이미 CP는 글로벌제도로서 정착되었다(OECD 보고서를 참조하기 바란다).

너무 날선 글을 쓰다 보니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하지만 정말 오랫동안 이 제도의 확산이 우리 기업을 더 건강하게 만들고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만들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는 내게 이번 제도개선안은 충격이었다는 얘기를 할 수 밖에 없다. CP 커뮤니티의 많은 사람들이 원했던 법제화가 성사되었는데 자칫하면 제도를 다시 망치게 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