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커씨가 오늘 하고 싶은 얘기의 주제는 “조직의 타성”이라는 글이군요.
’All organizations need to know that virtually no program or activity will perform effectively for a long time without modification and redesign.’이라는 글로 시작합니다. 읽다 보면 그 다음 2번째 sentence가 가슴을 ’콕’ 찌릅니다.
’Among organizations that ignore this fact, the worst offender is government.’ 정부가 이런 사실을 무시하는 조직 중 가장 심한 조직이라는 거지요. 한마디로 변화를 무시하거나 또는 거부한다는 얘깁니다.
물론 항상 정부는 개혁을 하고자 하지요. 언론에서 접하는 보도자료의 내용에서도 그렇고, 조직 내부에서 느끼는 것도 뭔가 개혁을 위해 몸부림친다는 생각입니다. (저도 해외훈련과제에 대한 보고서 외에 별도로 개혁과제를 선정해서 리포트해야 하는 ’의무’가 있답니다.)
하지만 언론에서 접하는 외부(국민, 기업 등)의 시선 또는 인식은, 정부에는 변화를 무시하는 정도를 넘어 ’거부’하는 철밥통 공무원들만 가득 차 있는 것으로 보여지더군요. 이런 인식의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생각해 보았지요(연구결과가 아니라 떠오르는 생각이란 뜻). 그것은 정부의 개혁의지나 그 실천이 외부에서 느낄 수 있는 정도로 효과적이지 않거나 또는 외부의 기대가 너무 크기 때문에 실제 이루어지는 개혁이 제대로 인식되지 않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둘 중 어느 것이든 정부는 실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말도 가슴에 와 닿네요. ’They are just as likely to respond to the failure of a product or program by doubling the efforts invested in it. But they are, unfortunately, unable to indulge freely in their predilections.’
정부가 생산하는 상품은 공공서비스입니다. 이런 공공서비스에 대한 평가시스템이 합리적으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투입과 산출과의 비율(효율성)보다는 ’효과성’, 즉 어떤 활동이 목표달성에 얼마나 적합한가를 중시하는 경향이 생기게 되지요. 이런 시스템하에서는 무한의 투입이 요구되기 십상입니다. 방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보일러를 가동해야 하는데, 보일러의 열 효율이 낮으면 많이라도 가동해야 그나마 방이 따뜻해지겠지요.
하지만 이것도 결국 조직의 수명을 조금 더 연장해 줄 지언정, 더 큰 시련이 오면 견디기 힘들지 모릅니다.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결국 외부의 힘에 의해 변화된다는 단순한 진리를 우린 그리 오래 되지도 않은 19세기말 20세기 초에, 그리고 그 댓가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체험으로 우리 조상들이 뼈저리게 느꼈던 것이 아니었던가요.
효율적인 정부운영 시스템에 대해 누구나(정부 자신을 포함하여) 추진하여야 할 과제라고 얘기하면서도 막상 구체적인 방법론에 들어가면 이해관계에 얽혀 제도의 핵심은 훼손되고 기형적인 제도만을 양산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물론 기형적이라는 것은 제 생각이고, 그런 제도를 만든 분들은 ’한국식’이란 감히 대항할 수 없는 강력한 수식어를 앞에다 붙이던가, 아니면 ’선진적인’ 이란 누가 들어도 솔깃한 수식어를 가져다 붙이기 때문에 제가 무엄하게 ’기형적인’이란 말은 쓸 수 없지요.
(용어선택에 있어서도 힘있는 자와 힘없는 자의 차이가 느껴지지요?)
이 글 쓰면서 검색엔진으로 정부개혁 찾아 보니 참 좋은 말 들 많군요. 새해에는 우리나라가 잘 될 것 같습니다 ^^.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인용하려는 글은 ’All organizations must be capable of change’ 입니다. 우리 정부도 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참고로,
정부운영시스템의 개혁과제에 대한 책 한권을 소개하자면 ’대통령의 나라에서국민의 나라로’. 관련 웹페이지는 http://www.next-korea.com
이글루 블로그는 제가 옆에 링크해 두었지요. lux라는 곳입니다.